Intro.
 어제는 문화데이(영화 반값 할인)인 관계로 회사 지원을 받아 직장동료들과 영화관을 가게 되었습니다. 운 좋게도 어제가 "국가 부도의 날" 개봉일이라서 보고싶었던 영화를 회사 경비로 볼 수 있게 되었네요. 경제 스릴러라는 신선한 소재와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 연기파 배우들로 구성된 작품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주제를 각색한 영화라 어떻게 긴장감을 이끌어낼 지 궁금했습니다만, 미리 영화 평점을 주자면 그때의 그 긴박함과 절박함을 상당히 잘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Contents.

 극중 잘나가는 금융맨인 윤정학(유아인 배우)이 국가 default(부도) 위기의 시그널을 감지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상대로 Short(하락에 베팅)에 승부수를 띄우는 부분에서는 "빅쇼트(2016)"의 펀드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미국의 부동산 버블이 붕괴한다는 것에 베팅한 부분을 오마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주변의 일상적인 상황에서 통찰력을 발휘하라.
 윤정학이 증권맨이라서 다른이들보다 먼저 국가부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가 이 위기를 결정적으로 확신했던건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듣게 된 여성시대의 사연이었습니다. 잘 운영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망했다, 자영업자들이 요즘 수입이 떨어져 힘들다.. 그는 이러한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방송국에 이런 사연이 수 없이 많이 도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그는 경제 분야에 전문가이며, 일반인들 보다 각종 지표에 조금 더 접근성이 용이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극중에서 보듯이, 그를 제외한 나머지 증권가의 "전문가"들은 경제 호황기인 지금 시점에, 사직서를 내고 국가를 상대로 빅쇼트를 치는 윤정학을 한심하게만 바라봅니다. 즉, 그가 전문가라서 미리 예측하고 언론과 정부의 속임에 넘어가지 않은 것이 아니라, 평소 주변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투자상황으로 이어서 해석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 마크 트웨인

#2.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극중 갑수라는 인물은 밥그릇을 만드는 작은 공장의 사장입니다. 말이 사장이지 아내도 맞벌이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지요. 동료들과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일하는 대표적인 서민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열심히만 살면 다 잘될거라는 믿음은 거래처의 어음 때문에 회사가 한순간에 부도위기에 몰리게 되며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그를 비롯한 밥그릇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성실한 사람들입니다.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우리 대부분의 직장인들의 모습이지요. 하지만 그 누구도 나 스스로 지금을, 그리고 앞으로를 판단할 힘이 없었습니다. 사장인 갑수의 경우, 동업자가 어음도 괜찮다는 말, 거래처에서 별 일 없을거라는 말, 뉴스에서 정부가 지금의 위기는 곧 해소된다고 하는 말만 믿다가 결국 그동안 열심히 살아오며 이룬 재산은 고사하고 빚더미에 앉게 됩니다. 갑수 공장의 직원들 역시 밀린 월급을 못받고 있지만, 사장님인 갑수의 '괜찮다, 다 잘될거라'는 말에 우리는 사장님만 믿고 열심히 일하겠다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세상은 내가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매 순간순간이 판단의 기로에 놓이게 되고, 사람의 심리는 대게 타인에게 혹은 다른 대상에게 그 결정을 위임하거나 의지하고 싶어합니다. 무지하기 때문에, 잘못된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싶지 않기에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결정을 하게 됩니다. 나중에 안좋은 결과가 나게 되면 그를 탓할 수 있으니까요.

 무지하다면 '난 원래 경제에 관심없어', '전문가가 알아서 해줄거야', '정부가 대책을 세워주겠지' 라는 믿음에 편승하기 쉽습니다. 그렇게 하면 골치 아프지 않아도 되니 말이죠. 하지만 그 누구도 내 자산을 지켜주진 않습니다. 항상 주변의 현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들을 해석할 수 있는 힘을 꾸준히 길러야 합니다.

 10년 주기 위기설이라는게 있습니다.97년 IMF, 2008년 경제위기 등.. 10년마다 위기가 온다는 말이지요. 저는 이런 샤머니즘과 같은 단지 패턴에 의존하는 가설을 믿지는 않습니다만, 항상 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해야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위기가 닥칠수 있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3. 비주류는 고독하다

 윤정학은 퇴사를 하고 함께할 투자자를 찾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죠. 그가 개최한 투자설명회에서는 그동안 그가 보여준 통찰력으로 수익을 얻어왔던 많은 투자자들마저도, 다수의 편에 있는게 더 편하기에 굴러들어온 기회를 박차고 나옵니다.

 결국 그와 함께 투자한 극소수만이 선혈이 낭자한 대한민국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애널리스트가 될 순 없지만, 이런 통찰력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보는 능력을 가지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물론 그런 판단을 하려면 나 스스로가 기준이 정립되어 있어야겠죠. 저 또한 경제와 증권, 그리고 부동산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의 보고서와 블로그 글, 투자 카페의 글, 종토방 글 등을 보며 투자에 참고합니다. 하지만 걸러서 보고 내가 한번 더 검증을 하고 최종 판단은 100%제가 내립니다.

 단순히 유명한 사람이 이 주식 좋다더라. 사라. 그래서 사게되면 절대 수익 못냅니다. 똑같은 주식으로도 누구는 수익이 나고 누구는 손실이 나는게 자본시장의 생리이니까요.

 현인을 알아보는 힘. 그게 애널리스트던 기업의 총수던 간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상위1%, 그러한 이들을 알아보는 상위10%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 판단근거에 따라 기꺼이 비주류가 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Summary.
 20년 전, IMF라는 아픔에 대한 소재를 가지고 그때의 긴박한 상황을 정말 잘 표현해준 감독과 배우진들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비록 생소한 경제용어들 때문에 내용이 100%이해가 안될수도 있겠지만은, 특히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0~30대 분들이 그 때의 상황을 간접경험하고 많은 교훈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하고 생각이 됩니다.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비관론자가 되어라는 말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러한 경제위기가 또 올것이라 라고 예단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이런 상황이 다시 오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며, 예전보다 금융 시스템이 더욱 단단해졌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다수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자. 그래서 흔들리는 주가에, 공포심을 조장하는 뉴스에, 감언이설로 꼬드기는 '사'짜들의 꾀임에 넘어가지 않고 내 자산을 지키고 불려나가자 라는 것입이다.

 그 누구도 내 자산을 지켜주지 않는다. 가슴에 깊이 세겨둘 격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