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칙. 절대로 돈을 잃지 말라

2원칙. 1원칙을 절대로 잊지 말라

-워렌버핏 투자원칙-



■ Intro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그러니까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인 방년 7세인 소년 시절에 나는 "그림 맞추기" 놀이를 배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림 맞추는 놀이인줄로만 알았던 그것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본연의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이듬해 설 명절 큰집에서였다. 저녁 식사를 마친 친척 어른들께서 모포 위에 동전들을 한움큼씩 쟁여놓고 둘러앉아 내가 하던 그 그림맞추기를 하며 누군가는 돈을 주고 누군가는 돈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 후 나는 내년 설 명절을 기약하며 할머니를 스파링(?)상대로 맹훈련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사리 같은 작은 손에 화투뭉치를 들고 당신에게 화투를 제안하는 어린 손자가 얼마나 깜찍했을까.. 그때 할머니와의 승률이 꽤 높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열에 아홉은 손자 기를 살려주려는 내리사랑의 마음으로 져주셨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듬해 설 명절에 나는 작년보다 더욱 열과 성의를 다해 세배를 올렸다. 화투판에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선 넉넉한 실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외가쪽과 친가쪽에 열심히 세배를 한 나는 이제 기술과 쩐이 모두 준비가 완료 되었음을 느꼈고 일확천금의 부푼 꿈을 안고 "그들만의 리그"인 친척어른들 틈에 끼어 화투패를 잡았다.

 파산. 8살의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인생의 차가움을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현실은 냉혹했다. 스파링 상대였던 할머니는 언제나 그랬듯 본인이 이겼을 땐 어김없이 손주에게 원금을 돌려주셨고, 반대로 내가 이겼을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지는법(언제든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지 못했으며, 위기 관리능력은 더더욱 길러둘 수 없었던 것이다. 비정(?)하게도 친척어른들은 내가 잃은 돈을 돌려주지 않으셨고, 나는 이불을 덮고 말없이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불현듯 내 유년 시절의 에피소드를 꺼낸 이유는, 우리 역시 이렇게 소년'인통'처럼 준비안 된 상태(마음가짐, 투자지식, 노력 등)로 투자에 임하고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냉정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과 노력을 늘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나 역시 아직은 아둔한 실수를 하고 부끄러운 실패사례들이 있으며 그 부분들을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자 하는 마음에 과거의 실패사례를 오답노트로 기록해두고자 한다.


 PS. 타인의 결점을 보고 반면교사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이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보고 나면 추후에는 확실히 옳고 그름을 분별하겠지만, 기왕이면 된장만 입에 대는걸 추천드리고 싶다. 

■ 투자실패사례 #1


  블로그 첫 글에도 언급된 것처럼 처음으로 천단위 손해를 본 건 "대차거래"로 인한 손실이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내가 처음 주식을 시작했던 종잣돈은 200만원이었다. 하지만 1년여 기간의 투자를 통해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진 나는 슬슬 레버리지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었다. 물론 레버리지를 잘 활용하는 것은 내 자산을 더욱 빨리, 그리고 효율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게 되면 내 목을 치는 칼날이 되어 돌아오게 된다. 

  (※대차거래: 증권사에 예치된 주식을 일정 수수료를 내고 차입한 후 시장에 매도, 이후 가격이 내려갔을때 매입하여 대차상환하는 거래)


[매매기록]

종목명 : SK머티리얼스 (036490) 

매매시기 : 2016년

(매도) 111,800원*212주 = 약2370만원

(매수)

   . 1차) 151,000원*112주 = 약1690만원

   . 2차) 160,000원*100주 = 약1600만원


투자결과: 2370 - (1690+1600) = -920만원


[실패 원인]

1. 기업 전망 분석 누락 (실적, 재무제표)

2. 추세 분석 누락

3. 하루 이내에 손절하지 않음

4. 소탐대실


[교훈]

1. 대주매도는 기업 전망(실적)이 안 좋을 때 (그때 당시 기록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신을 덜차린 것 같다)

2. 판단 실패 시 최대 3일 이내에 손절

3. 되도록 신용거래는 하지 않도록 한다 (그렇다... 혼이 덜 난 모양이다)

4. 잃지 않는 투자

5. 비싼 수업료를 통해 얻은 교훈을 잊지말자

■ 투자실패사례 #2


 아이러니하게도 투자 실패사례가 셀트리온이다. 내가 가장 많은 비중을 두었던 종목이자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효자 종목이지만, 이렇게 좋은 기업의 주식으로도 잘못된 투자방식으로 접근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단기간의 욕심이 과한 나머지 주식담보신용대출을 통해 주식을 매입했고, 매일 몇만원씩 불어나는 이자와 예상과는 다른 주가 흐름에 결국 손절한 사례다.


[매매기록]

종목명 : 셀트리온(068270)

매매시기 : 2017년

(매수) 112,500원*257주 = 약2890만원

(매도)  99,700원*257주 = 약2562만원


투자결과: 2890 - 2562 - (신용이자) = - (330만원 + 신용이자)


[실패 원인]

1. 단기 추세 예측

2. 추세 예측 근거 없음

3. 하루 이내에 손절하지 않음

4. 소탐대실의 결과


[교훈]

1. 신용거래는 하지 않도록 한다

2. 잃지 않는 투자

3. 줄어든 돈으로 원금회복을 위해서는 몇배의 시간과 고통이 수반됨을 명심하라


[보완방안]

1. 피트황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 정독 후 정리

■ Summary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치부나 실수는 감추고 외면하려는 습성이 있다. 나또한 모든 부분에서 잘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좋은 부분만 노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에 이러한 내 투자실패 경험을 기록 하는것을 많이 고민했었다. 하지만 1차적으로는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는 오답노트의 기능으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에, 2차적으로는 다른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들에 대한 간접경험을 통해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 글은 두고두고 놔둘것이다. 흑역사이고 들춰보고싶지 않은 뼈아픈 손실이지만, 이 글이 나에게는 늘 보고 또 보고 다시보며 원칙을 깨고 유혹에 넘어가려는 비루한 내 영혼을 붙잡을 때마다 채찍이 되어주길 희망하고 타인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글이 되길 기원해본다.



"투자는 절대 잃어서는 안되며, 늘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