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듯 투자하기

■ 주식투자 기초 ■ 2018. 8. 16. 12:53 Posted by 인통

연애하듯 투자하기

Do the investment as doing love

■ Intro

 최근 미중 무역분쟁, 터키 금융위기 등의 세계증시 악재로 인해 국내 코스피, 코스닥 시장도 전체적으로 낙폭이 깊어지는 추세이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약세장이 지속되는 시간이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오늘은 이러한 약세장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연애에 비유하여 적어보고자 한다.


What is true love?


 우리는 이성친구, 혹은 인생의 반려자를 만날때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한 후에 교제여부를 결정한다. 교제(매수)를 시작하게 되면 늘 좋은일만 있을 순 없는게 인간관계다. 다툼이 있고 이해되지 않는 모습들에 싫증과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마다 우리는 지금의 연인과 이별하진 않는다. 이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하고 나면 이전보다 더 돈독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란 걸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도 이와 비슷하다고 본다. 장이 나쁜 요즘, 하루에도 수백 수 천만원의 손실이 나는 계좌를 보고 있노라면 분노와 배신감(?)에 투자에 대한 회의감이 물밀듯 밀려오게 된다. 견디다 견디다 결국 손절매를 하게 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주가는 오히려 이전 매수가보다 더 많이 올라가있다. 헤어진 연인이 더 아름다워지고 매력적이게 되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땐 이미 후회해도 늦은 시기인 것이다.

■ Stand by your man

 얼마전에 SNS에서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소개팅을 나간 여성이 쓴 후기글인데, 상대 남자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9급 공무원이라는 말에 실망을 하여 소개팅을 마친 후 주선자에게 소개해 준 남자의 스펙이 별로라고 푸념을 했었는데 주선자가 펄쩍 뛰며 그 남자는 5급 사무관이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아차 싶어 그에게 연락을 했으나, 이미 버스는 지나간 후였다라는 슬픈.. 이야기.

 그 남자는 본인이 5급 사무관이라고 말하면 여성이 부담을 느낄까봐(?) 적당히 9급이라고 둘러댔다고 하는데.. (이 남자도 재밌는 분이네요 ㅋㅋ) 여하튼 이 여성은 주식으로 비유하자면 10년전의 APPLE, FACEBOOK 혹은 Google 과 같은 굴러들어온 킹카를 손절매 하는 우를 범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나에게도 이런 주식이 있다. 바로 신라젠(215600)이다. 항암제인 펙사벡 (Pexa-Vec, JX-594)을 파이프라인으로 가지고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2016년 12월21말 13,900원에 100주 매수, 이후 약 1년간 틈틈이 매수하여 210주까지 모은 후 2017년 11월 30일 10주 매도(매도가:106,400원) 이후 2018년 3월 6일에 100주 매도(매도가:102,700)하여 수익을 실현하였다. (현재 100주 보유중)
 


 결과만 놓고 본다면, 경이로운 수익률이며 나 또한 주식투자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신라젠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7년 9월 이전에는 최저 8900원까지 하락하며 내 잔고를 시퍼렇게 물들인 골칫덩이 종목이기도 했었다. 당시에 내 포트폴리오 중 유일하게 -30% 수익률을 안겨준 종목이었으며, 이 한 종목으로 인해 나머지 모든 종목들이 수익을 내주고 있음에도 총 잔고는 늘 마이너스로 머물게 하여 내 마음을 괴롭혔던 종목이었다.

 그렇게 1년 넘는 시간을 골칫덩이로 머물러 있던 신라젠이 2017년 9월부터 본격적인 상승랠리를 이어갔고, 최고 15만원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었다. 이후 10~12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지금은 많이 가격이 내려서 5~6만원 선을 유지중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고 있는 퀸카(?)주로 내게 남아있다. (보유했던 210주 중 110주는 매도 후 KT&G, 대신증권2우B 등의 고배당주 매수 자금으로 활용하였다.)

 신라젠의 매매 경험이 나에게 시사하는 점은 바로 이것이다. 기다림과 믿음. 힘든 순간에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지금은 곁에 있는 사람이 어려운 환경이고 보잘것 없지만 그(혹은 그녀)의 잠재된 가능성과 남들이 보지 못하는 숨겨진 가치를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지고 외부의 자극에도 흔들림 없이 기다려주는 사람이 사랑(성공투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믿음 그리고 혜안은 단순히 주가 흐름이 아니라 내가 투자하는 종목의 비즈니스, 재무상태, 성장가능성 등과 같은 그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많은 공부가 선행되어야 비로소 갖게 될 수 있는 것이고, 이는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는 힘의 근원이 되어준다.)


■ Summary

 물론 내가 투자한 기업과 맹목적인 사랑에 빠져선 안된다. 사랑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이다. 하지만 냉철한 관점에서 개별 종목에 하자가 없다면, 잠시 시세창과 차트창은 닫아두고, 내가 투자한 종목의 사업 진행상황을 더 세심히 공부해보고 회사의 비즈니스를 좀 더 이해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며,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올 때 까지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기다림의 미학을 견지하는게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