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주식 투자는 자고로 저점을 찾아 매수하고 고점을 확인 후 매도해야 하지만, 주식시장 에서는 가격의 비이성적인 왜곡 때문에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내리고 또 예상보다 더 오르는 게 주가이기에 적정 주가를 예단하기에는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따라서 투자를 시작하는 시점에 투자금 전체를 한꺼번에 매수하는것이 아니라 대내외적 변수에  따른 가격 하락에 대비하여 평균단가를 낮출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확보해두는것이 중요하다.
 즉,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투자인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도 이 간단한 이치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부끄럽게도 아직도 여유 현금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평소에 눈여겨 봤던 주식들을 쇼핑(?)하느라 늘 주식계좌 잔고는 텅텅 비어있곤 한다. 그래서 정작 시장이 대외적인 영향(외교 문제, 정치적 문제 등의 간접적인 변수들)으로 가격이 내려갔을 때, 좋은 주식을 저렴하게 가질 수 있는 매수 적기임에도 나는 그 기회를 종종 놓치곤 했다.
 이 글을 기록하는 이유 역시, 내 스스로가 이러한 우를 줄이고자 다짐하는 의미에서의 부끄러운 자기 반성문의 성격과 동시에 다른 많은 투자자들에게도 여유 현금 확보의 중요성과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현금흐름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Contents


 #1. 연단위 풍차적금 시스템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또 하나의 장치로 적금을 한다. 1년짜리 적금을 1년에 4~6개정도 월 간격을 두고 가입을 해둔다. 그렇게되면 다음해부터는 분기마다 작게나마 목돈이 들어오게 되고, 만기 전까지는 투자를 바로 하고싶어도 그 돈이 적금에 묶여있기에 강제적으로 현금확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매월 나오는 배당금 시스템
 또 다른 방법으로는 분기별로 배당을 주는 주식들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매달 월세가 들어오는 것과 같은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기도 하고 국내의 대다수 주식은 배당을 안주거나 연 초에 1회 지급하고 몇몇 배당 친화적인 기업들이 중간배당을 이맘때에 하는 정도다. 그래서 나는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우 (분기배당)", "sk이노베이션우(중간배당, 기말배당)", 대신증권2우B(기말배당)등의 주식을 꾸준히 매집중이고, 중국의 "상하이자동차그룹(7월배당)" 과 미국의 분기배당 기업들인 "AT&T", "Genesis Energy", "Starbucks" 등을 소량이나마 꾸준히 모으고 있다.

 #3. 꾸준한 정신(?)수양
 어렵다. 투자가 힘들고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 사람의 멘탈(정신)관리가 힘들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늘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지만, 대다수의 범인(凡人)들은 마치 불나방이 홀린듯이 불구덩이 속으로 몸을 내던지는 것 처럼, 충격장에선 공포에 질려 매도버튼을 누르고 활황장에 매수를 누르기 때문에 이 거대하고 영민한 주식시장에게 무릎을 꿇고 마는 것이다.
 알고 있는 가치투자의 원칙과 개념들도 늘 새롭게 되세기고 평정심을 유지하여 이성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신수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투자 대가들이 집필한 책을 읽고, 투자 내공이 깊은 선배 투자자분들의 블로그글이나 카페글, 신문 기고글 등의 자료를 다시금 읽으며 마음을 수양하고 있다.

 (사족을 달자면, 사실 투자로 성공한 분들이 말해주는 비결들을 들어보면, 엄청나게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을 통해 큰 성공을 누린것이 절대 아니다. 물론 공개하지 않은 그들만의 비기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 원칙을 가지고 그 원칙에 입각하여 투자활동을 해왔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여하튼 주식사장에서 정확한 저점 고점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몇 번은 예측대로 가격이 올라주고, 또 예상대로 가격이 내려줄 수 있겠지만, 항상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금액으로 매수/매도를 할 수 있다면 소위 "무릎에서 사고 어께에서 팔아라" 라는 주식 격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대응하란 말인가? 내가 생각하는 대응전략은 현금/주식 비중 관리 및 꾸준한 현금흐름 확보를 통해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운영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그리고 꾸준한 기업 비즈니스 분석을 통해, 그 기업에 다한 믿음과 신뢰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나가는 것이다. 물론 내가 예상했던 비즈니스의 흐름이 내 생각과 괴리가 있다고 판단되었을 땐 과감히 실수를 인정하고 손절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용기있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격에 현혹되어 매매를 하지 말고 주가가 비즈니스 상황과는 반대로 주가가 내려갔을때, 오히려 확보해 둔 자금으로 좋은 기업을 싸게 사야한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나의 경우에는 최저 얼마까지 내려간다는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 사이 사이에 내가 세운 원칙에 입각하여 평균 단가를 맞추기 위해 추가 매수를 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A라는 주식이 1만원인데 매수할 정도로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했다고 가정하자. 내 투자금이 1000만원이라면 바로 1000주를 매수하는 대신, 200주 정도만 매수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나머지 자금은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추가로 가격이 하락한다면 9000원에 또 200주 매집, 8000원에 200주 매집, 7000원에 200주 매집, 6000원에 200주를 매집한다면 평균 단가는 8000원에 수렴할 것이고 내 예상보다 늦게 상승추세로 변화하는 경우에도 평단가가 10000원보다 낮기에 좀 더 마음이 여유있는 투자가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전제는 기업 가치가 탄탄하고, 충분히 저평가가 되어있다는 판단이 선 기업일 때에 해당한다. 부실한 기업이나 테마주, 급등주들은 절대 이렇게 소위 말하는 물타기를 하면 안된다. 그냥 이런 주식들은 매매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도 굳이 투자 해보겠다면 극 소량으로 하되 절대 평단가를 낮추기 위해 위와 같은 방법을 쓰지 말고 투자 판단이 틀렸을 땐 바로 손절을 해야한다.)

 수익 실현을 위한 매도의 경우에도 매수 방법과 동일하게 분할 매도하여 추가 상승 시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주가라는게 늘 내가 팔고나면 꼭 더 올라서  익절을 하고도 손해(?)본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Summary

 최근 하락장에서 추가 투자금이 없어서 추가 매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기 반성의 글을 주저리 주저리 써보았다. 물론 얼마전까지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많이 회복해줘서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대내외적 소음으로 인해 실시되었던 바겐세일(?)기간이 끝나버리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바겐세일 기간에 아이쇼핑밖에 못한 비애를.. 이렇게 기록해두고 두고두고 기억해야겠다. 와신상담(臥薪嘗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