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제작년부터 나는 새로운 취미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식물 기르기. 시작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타의로 (직장 부장님께서 여러차례 권유 하셔서 못이기는 척 화분 하나를 업어옴) 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취미로 발전해서 분갈이 후 화분이 늘어나면 주변 지인들에게도 하나씩 선물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보시는 바와 같이 하나의 화분으로 시작했던 식물 기르기가 지금은 작은 집의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터줏대감(?)이 된 지 오래다.  처음에는 스파티필름 하나로 시작했지만 천냥금, 산세베리아, 홍콩야자, 고무나무, 만손이 등 이제는 숫자와 종류가 모두 다양해졌다.

Contents.
 주식 투자와 식물 기르기는 여러 부분에서 닮은점이 많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식물의 경우 규칙적으로 물을 주고 가끔씩은 영양제나 거름등을 주어 식물의 활력을 돋궈주고 시들거나 잎이 누렇게 변한 것들은 솎아내주어 다른 잎과 줄기들에게 더욱 영양소가 잘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준다. 이렇게 몇 주 몇 개월을 조바심 없이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예상치도 않게 꽃망울이 생기고 꽃이 피는 기쁨을 우리에게 안겨주곤 한다. 반대로 제 때 물도 안주고 관리에 소흘하며 그대로 방치해둔다면 식물은 이내 고사해버리고 말것이다. (※대부분의 지인들이 잘 키워서 잎도 무성해지고 꽃을 피우기도 했지만, 몇몇은 현상유지 혹은 겨우 생명만 유지, 최근에 한 곳은 확인해 본 결과 운명(?)한 것을 알게되어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음)

주식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식물을 기를때처럼 내가 투자한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 사업진행상황, 경쟁사들 대비 해당 기업의 제품 경쟁력, 시장에서의 반응 혹은 평가, 앞으로의 시대 변화에 따라 수익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고 체크하며 믿고 기다린다면 언젠가 수익이라는 꽃을 피워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고배당주들의 경우, 매년 3~4월 혹은 매 분기별로 배당이라는 투자 결실을 되돌려 주니 자연의 순리와 참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또한 어떻게 관리 하느냐에 따라 누구는 꽃을 피우고 누구는 고사시키기 때문에 이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하루 이틀 기다려 보다가 왜 이 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는거냐고 불평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기업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일단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믿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투자 격언 중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결국 주가는 기업가치에 수렴한다"라는 것이다. 다양한 대내외적 변수, 공매도나 세력들 외인, 기관들이 단기적으로 가격을 왜곡시킬 순 있겠지만 그것이 계속 지속되게 할 순 없다. 공매도도 언젠간 갚아야 하는 것이고 일시적으로 매도세력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우량한 기업이나 튼튼한 기업은 저평가 주로 판단한 매수세력이 들어오기에 종국에는 기업 본연의 가치로 수렴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체는 없는데 의도적으로 주가가 고평가 된 경우, 일시적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기업이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마는 것이다.

 믿고 기다림이 주식투자와 식물 기르기에 모두 중요한 가르침인 것이다.


Summary.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의 설레임은 차츰 옅어졌으며 기다림은 점차 자포자기로 변해갔다. 그저 최소한의 필요한 관심만을 준 채로 그렇게 몇개월이 흘렀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도 않았던 어느날, 꽃이 피었고 계좌 수익률이 빨간불로 바뀌었다. 믿음이 없는 기다림은 초조함과 불안감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믿음은 내가 연구하고 조사하고 판단해서 내린 결론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남이 추천하는 종목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언제나 가능하진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 당장 꽃 피우길 바라기 보단 그저 언젠가 피울 꽃을 초연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사랑으로 물을 주고 거름을 준다면 언젠가 우리의 계좌도 예쁜 꽃들이 풍성하게 필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