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손실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나 또한 주식을 시작하기 전 가장 주식투자를 주저하게 했던 요인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들이 '예측'이 실패하여 원금 손실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큰 손실을 보고 주식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Opinion.

 #1. 내 예측은 언제나 틀릴 수 있다.
 투자를 하면서 느낀 깨달음의 경우, 예측은 늘 빗나갈 수 있다는 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적인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설령 내가 수집한 자료를 통해 판단했을 때 분명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내 기대와는 다르게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의 대가인 워렌버핏조차도 예측이 실패하는 경우가 종정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투자가로써 재능이 없거나 그가 무능하다고 비난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는 예측이 틀렸을 경우, 과감한 손절매를 통해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이고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새로운 투자처를 연구한다. 누구나 예측은 빗나갈 수 있다.

#2. 대응전략
 : 투자를 위해서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나만의 투자원칙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따라야만 살얼음같은 주식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주가하락의 경우)
 - 버티기 + 평단가 낮추기
  : 주가가 예상과는 다르게 하락할 경우, 대부분의 경우 투자자들은 손절매를 통해 예상이 빗나간 부분에 대해 손실을 확정짓는다. 많은 이들이 매수가 대비 -10% 혹은 -20%인 경우 매도한다 라는 형식의 원칙을 갖고 투자를 하는데, 나의 경우는 투자수익률을 손절매의 근거로 삼고 있지는 않다. 하락의 근거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왜 하락하는가? 단순히 전체 업황이 안좋아서, 혹은 대외적 정세가 나빠서, 터키발 금융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너무나도 쉽게 흔들린다. 악재라고 해서 다 같은 악재가 아니다. 정말 내가 선택한 기업의 사업 자체의 문제인지, 단순히 외부의 연관도가 떨어지는 악재로 인해 간접적인 영향인지를 분별하고 이에따른 대응이 필요하다.

 올 초부터 투자를 시작했던 '파미셀'의 경우, 올해 최고가인 26450원에서 7월에 장중 11450원 까지 떨어지는 기염(?)을 토했다. 지켜보는 나도 토할 것 같았다. 바이오 주의 특성상 변동성이 심하고 미래 가치가 선 반영되어 있기에 감내해야할 부분이긴 했지만서도, 투자기간 동안의 고통은 나도 사람인지라 어쩔수 없었다. 최대 -40%가 되었을땐 공포가 극에 달했지만, 원칙을 지키고자 호가창 자체를 보지 않았다. 그리고 예수금으로 추가매수하여 평단가를 낮췄다. 물론 아쉬운 점이 있다면 13000원 밑으로 주가가 내려갔을땐 실탄 고갈로.. 추가 매수를 더 하지 못했다. 참고로 당시 주식 토론방에는 CEO에 대한 욕과 비난이 팽배했다. 하지만 기업공시나 사업현황을 보면 전혀 트집잡을 만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주가가 내린다고 그 회사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수익률이 +로 전환되어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매도를 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었을 때 매도를 하여 수익실현을 할 예정이다. 그 전까진 설령 다시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된다고 하여도 비즈니스가 건강하다면 절대 매도하지 않을 것이다.

 - 손절매 + 실패요인 분석
 위의 글만을 보고 무조건 버티고 소위 말하는 '물타기'를 해선 안된다. 내가 판단근거로 봤던 내용들이 훼손되었거나, 그 근거들을 위협할 수 있는 내용이 확인된다면 손해액이 얼마인지에 관계없이 과감하게 손절한 후 뒤도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투자판단을 할 때 놓친부분을 면밀히 분석하여 추후에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기록해두고 다음번 투자때부터 나의 투자 매커니즘을 수정해야 한다.

 실례로 네이처셀을 보자면, 다행히 1%남짓한 수익을 기록하고 매도를 하여 손해를 보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던 투자 실패사례이다. 당시 2개월만에 30%넘는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골관절염 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이 임상2상에서 조건부승인이 불발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연속 하한가를 두 번 연속 맞으니 속이 탔다. 매수 물량이 없어서 거래체결 자체가 되지 않았다. 주가가 반토막 나는게 한 순간이었다. 다행이 다음날 일본의 한 병원에서 줄기세포 시술을 수행했다는 호재로 인해 일시적 상승세가 나왔고, 나는 보유주식 전량을 매도했다.

 네이처셀에서 내가 간과한 부분은 CEO리스크를 체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CEO인 라정찬 박사는 주가조작혐의로 구속기소중인 상태이고, 그는 네이처셀 이전에도 알앤엘바이오 라는 기업에서 비슷한 전례를 가지고 있었고 그 당시 이 기업은 상장폐지 되었고 그는 구속되었었다. 조금만 더 알아봤다면 알 수 있었던 사실인데, 내가 놓쳤던 부분이었고 투자판단을 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다.

 투자 근거가 훼손될 경우, 예측 실패를 빠르게 수용하고 손절매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해야한다. 그리고 투자내용을 복기하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주가 상승의 경우)
 - 보유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 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매수보다 매도가 어렵다는 얘기다. 특별한 매도 사유가 없는 한 주식은 보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 부분매도
 수익이 나면 수익을 실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참기 힘든 욕구다. 하지만 기준 없이 매도를 하면 나중에 훨씬 더 큰 수익을 놓쳐서 밤마다 이불킥을 할 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 처음 투자 결정을 내렸을 때 예상했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경우, 부분매도 혹은 전체매도를 한다. 보통은 부분매도를 하는데, 다시 가격이 조종을 받으면 더 많은 양의 주식을 사거나 아니면 저평가 되어있는 또 다른 종목에 투자하기 위해 매도를 한다. 하지만 성장성이 지속된다고 판단된다면 일부 주식은 보유한 상태로 목표 시가총액을 수정하고 다시 느긋하게 보유를 한다.

 - 매도
 사실 수익실현을 위한 매도는 잘 안한다. 어차피 건실한 기업들의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예측이 불가하나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기 때문이다. 올 초에 셀트리온을 상당부분 처분 했었다. 가족 모두가 셀트리온 주주인데, 올 초에 예상보다 너무 많이 올라서 대주주 기준을 충족시켜버렸던 터라 내가 총대(?)를 메고 보유 수량의 3/4정도를 정리했다. 그리고 일부는 셀트리온 헬스케어로 대체하고 나머지는 파미셀, 안트로젠, 메디포스트에 투자했다.
 
 현재 보유한 종목이 목표 시가총액을 달성했고 다른 저평가된 종목이 포착되었다면, 매도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매도 버튼에 손이 잘 가질 않는다.


Summary.

 예측만으로 투자를 한다면 신내림 받은 무당(?)분들은 이미 수십억대 자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5천만원으로 100% 수익이 날 종목을 8번만 연속 적중 시키면 5천만원은 100억 이상으로 불어날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리 쉬울까. 그리고 주가가 사자마자 차근차근 1%, 2% 적립되듯이 속썩임 없이 오르기만 할까? 아니다. 바닥을 뚫고 지하실을 체험하게 해주고 피를 말리는 고통의 터널을 자주 맛보게 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의 시간들을 극복한 투자자들에겐 커다란 결실로 그 인고의 시간들을 보상해준다.
 그 과정. 등락을 거듭하는 시간들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결국 승패를 결정짓는다. 똑같은 주식으로도 누구는 수익이 나고 누구는 손실이 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도 3년전 코스피에 상장을 하며 임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배당해주었다. 상장 후 1년간은 보호예수기간이었고, 상장이후 40만원대로 수직상승 후 20만원대 후반으로 횡보하다가 JY가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일부지분 매도공시 이후 주가가 급락하여 12만원대까지 떨어지자 많은 임직원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대거 매도를 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회사 주가는 24만원이고 나는 25%수익률 + 3년간 배당금 수령을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