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오늘은 역사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투자 블로그에서 왠 역사타령(?)인가 라고 의아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내가 말하고자 하는 역사는 정치나 사회문화적인 역사라기 보다는 주식시장에 대한 역사이다.


Contents.

학창시절에 나는 역사 과목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그 역사가 한국이든 외국이든 관계없이 일관되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성적도 당연히 잘 나오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치만 요즘 드는 생각은, 역사 공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차원적으로 한국인으로서 자국의 역사를 바로 알고 올바른 국가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 아주 기본적인 우리나라 역사조차도 잘 모르는 안타까운 실정이라 올바른 역사 인식이 더욱 중요한 시국이기도 하다.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일까? 바로 과거(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전례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미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08년의 금융위기, 브렉시트, 미 대선에서의 트럼프 당선 등 증시가 출렁이고 시장이 공포에 휩싸이는 과거 시간들은 우리들은 익히 알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고 성공투자를 이뤄낸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는 후자의 무리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2016년 11월 9일. 오전까지만해도 힐러리의 우세로 미 대선이 이변없이 끝날것처럼 보였다. 주식시장 역시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상승세를 견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를 하러 가며 주가를 체크하니 계좌의 모든 종목들이 하락세로 변해 있었다. 대선의 흐름이 트럼프 당선쪽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트럼프 덕분(?)에 지금 기억으로 대략 하루만에 500만원 가까이 손실이 났던 것 같다. 즉, 기분좋게 출근했다가 점심식사 전에 두 달치 월급이 공중으로 분해된 것이다.

 나의 대응은 매수였다. 나는 이 날 10만원대에서 9만원대로 급락한 셀트리온을 37주 추가 매수했다. 매수 근거는 트럼프 당선과 셀트리온의 주가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트럼프라고 하더라도 필수 의약품에 대해서는 관세 장벽을 통해 규제를 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가전제품, 철, 공산품 등은 조금 비싸더라도 자국의 제품을 쓰면 된다. 이를 통해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고, 해외의 값싼 공산품을 사지 못해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 지출을 줄이는 등의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약품의 경우는 다르다.  동일 효능의 값싼 약 대신 자국의 비싼 약만을 고집한다면 이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기에 쉽게 규제를 하지 못할 것이다 라는 것이 내 지론이었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헬스케어 부분에서는 관세를 통한 수입제재를 예외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셀트리온이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 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이기에 미국이 제재를 한다고 해도 기업 이익이 휘청이진 않았겠지만, 내 판단처럼 의약품에 대해서는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는 다시 제자리를 회복했다. 이 시기에 급락하는 셀트리온 주식을 팔았던 사람들은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고, 보유수량을 늘렸던 소수의 투자자들은 수익을 기록했을 것이다.

 역사에 취약한 비루한 영혼이기에, 앞으로의 풍랑에 조금이나마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과거의 투자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비단 이 때의 매수 판단이 단순히 주가 차익의 이득 뿐만이 아니라 추후의 비이상적으로 흔들리는 주식시장에서 하나의 본보기로 작용하여 부화뇌동하는 감정적인 매수/매도 예방에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Summary.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역사를 잊은 투자자에게 수익은 없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성공의 투자라면 내 투자 근거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유효했기 때문에 수익이 났다는 투자판단근거에 대한 기록, 실패한 투자라면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이나 내가 실수했던 부분, 혹은 고치고 경계해야 할 투자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록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한 줄 한 줄의 기록은 어느새 나의 "주식투자역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과거의 시간들을 늘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