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 (253450) 종목 분석

드라마계의 절대 강자



 본 글은 매수 추천글이 아님을 밝히며

투자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Intro.

 내 취미 중 하나는 영화감상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스릴러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꼭 스릴러 장르에 국한된다기 보다는 영화의 스토리 전개와 구성이 짜임새가 있고 탄탄한 작품들을 좋아한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두 번, 세 번 곱씹어 볼 수 있고 영화의 줄거리, 복선들, 그리고 영화 속 사건들이나 인물들의 상황들을 재해석 해보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예상치 못한 반전이나 기발한 연출들, 작가나 감독이 숨겨둔 메타포어(metaphor)를 찾으며 무릎을 탁 치며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에는 영화 뿐만이 아니라 TV드라마에서도 이러한 Well-made작품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회사에서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 요즘 재미있다는 드라마를 들어보면 대게  케이블에서 방송하는데, 오히려 공중파 방송이나 개봉중인 영화들 보다 더 수준이 높고 재미있다는 평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나 또한 최근에는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에 사로잡혀 1편부터 정주행 했던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아쉽게도 좀 더 일찍 이러한 내 생활 속 작은 시그널을 투자에 접목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에 오늘의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Contents.

 오늘 정리하고자 할 기업은 "스튜디오 드래곤(253450)"이다. 이 기업은 내가 실생할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투자로 연결한 경우로, 어떻게 투자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고 어떤 부분들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는 어떻게 투자를 할 지를 내 나름대로 정리를 해두고자 한다.


 #1. 스튜디오 드래곤의 발견

 지난 7월에 보름정도 브라질 출장을 다녀왔었다. 비행기만 26시간을 타야하는 긴 여정이었기에 회사 선배는 내가 여정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드라마 한 편을 추천해줬었는데, 그 드라마가 바로 "비밀의 숲 (2017)"이었다. 선배가 왠만한 영화보다 더 몰입도와 완성도가 높다고 적극 추천한 덕분에 결론적으로 비행기에서 머무는 시간 동안 지루함을 덜 느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영화보다도 더 잘 짜여진 구성과 매 회 극 중 배우들의 연기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16부작이나 되는 긴 드라마를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에 넋을 놓고 전부 봤었다. 참고로 현재 비밀의 숲은 넷플릭스에 판매되었으며, 비밀의 숲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조승우는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기도 했었다. 이렇게 재미있고 화제가 되었던 작품을 1년이 지난 시점에 보고 감동을 하게 되어, 원통한 마음에 다음번엔 이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의 작품을 제 때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찾아보고 알아낸 기업이 바로 스튜디오 드래곤이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나는 이전에도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만든 드라마에 자주 노출이 되어 있었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미생"을 보며 장그래와 함께 울고 웃었고, "나의 아저씨"를 보며 이선균과 아이유의 삶의 애환에 가슴아파하며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이 드라마를 통해 돌아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브, 치즈인더트랩, 나쁜녀석들, 품위있는 그녀, 또 오해영 등 드라마를 그리 자주보지 않는 내가 최근 몇년간 본 드라마의 거의 대부분이 스튜디오 드래곤 작품이었다는 것을 알고 무척이나 놀랐다. 이미 영화 그 이상의 퀄리티로 대중들의 눈을 사로잡아버린 공룡같은 기업이 바로 "스튜디오 드래곤"이었던 것이다.


 #2. 기업 분석

  2016년 5월 CJ E&M의 드라마 사업본부가 물적분할되어 설립되었고, 작년 11월 24일에 코스닥에 상장이 되었다. 주로 tvN, OCN등의 채널에 드라마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에도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지 약 1년이 채 안된 시점이지만 시가총액이 코스닥 8위인 기업이다. PER은 95.8로 높은 편이고, ROE도 9.45로 역시 높은 실정이다. 물론 이러한 성장형 기업은 미래의 성장 가능성까지 현재 주가에 선 반영 되어있기 때문에 높은 PER이나 ROE를 갖기 마련이다.



 2017년 공모가가 35000원이었고 시초가가 58800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미 지금의 주가는 미래의 기업가치까지 반영을 한 가격이라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앞으로의 성장성을 본다면 충분히 더 상승할 여력도 갖고 있고 최근에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의 많은 투매로 함께 조정받은 걸 생각한다면,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유입된다면 다시 이전의 가격대로 회귀할 여지도 있다고 보인다.


 최대 주주의 보유지분률을 확인해보니 공모가의 3배가 되는 가격이 1년만에 형성될 수 있었는지 짐작이 되었다. 물론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주가가 부양되었을 것이지만, 대주주의 지분이 70~75%이고 유통주식수가 약 24%남짓으로 작기 때문에 매수세가 유입이 되면 가격이 상승하기에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유통 주식수가 적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이 떨어질 때에도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동전주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긴 하지만, 유통 물량이 적다는 것은 가격 왜곡이 크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3. 인통's 투자전략

 내 장점이자 단점이 주식 쇼핑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장점인 부분은, 자본주의시장에서 주식매수는 향후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 동시에 기업이 성장하는 속도에 발맞춰 내 자산을 더욱 살찌워주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이러한 성향은 좋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이기도 한 점이 바로 좋은 기업을 찾으면 자제력을 갖고 존 템플턴과 같이 충분히 주가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현저히 떨어져 안전마진이 생길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질 못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스스로를 평가하기에 내공이 부족하다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영화보다도 더 양질의 드라마를 생산해주어 안방에서 눈호강을 시켜주는 고마운 기업인 스튜디오 드래곤에 적극 투자하고 싶다. 하지만 현재 주가에 미래 가치가 상당부분 반영된 점, 유통 물량이 적어 가격 왜곡이 심하다는 점 등이 못내 아쉽다. 비밀의 숲이 방영되던 1년전에 좀 더 미리 조사해봤더라면 이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탐나는 기업을 그냥 두자니 이 또한 타고난 주식 쇼핑 기질이 용납을 해주질 못한다.

[투자의 기본, 분할매수와 분할매도]
1차 매수 100,000원 * 10주 (평단가 10만원)
2차 매수 80,000원 * 10주  (평단가 9만원)
3차 매수 60,000원 * 20주  (평단가 7.5만원)
4차 매수 40,000원 * 40주  (평단가 5.75만원)

 다른 사람에게는 지금 상황으로는 적극 추천을 하고 싶지는 않다. 투자의 대가들의 말을 인용하자면, 아무리 좋은 주식도 싸게 사지 않으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욕심이 많은 나라서, 그리고 스튜디오 드래곤의 드라마들을 좋아하는 애청자로서 제작사에 투자를 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있기에 1차 매수를 10만원에 할 계획이다. 그리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에 대비해 4차까지 분할 매수를 할 계획이며, 아무리 주가가 내려간다고 해도 지금처럼 양질의 컨텐츠를 지속 생산하고, 국내 뿐만이 아니라 NETFLIX, AMAZON 등 해외 시장에도 꾸준히 우리의 컨텐츠를 수출한다면 적어도 시초가 아래까지 주가가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위와 같이 분할매수 전략으로 포트폴리오에 스튜디오 드래곤을 편입해보고자 한다.

Summary.

 사실 나는 투자를 함에 있어서 거창한 공식이나 비밀스러운 셈법을 통해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시점을 찾지 않는다. 위의 투자 아이디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활 속에서의 그저 당연하게 넘어가는 현상들을 투자아이디어에 접목시키려는 노력과,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호구조사(?), 그리고 나름대로의 투자 근거와 이를 통한 앞으로의 그 기업에 대한 주관적인 전망을 통해 기업을 선별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한다. 주식 투자는 대단하고 거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아이디어, 현재 상황들을 보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통찰력, 그리고 꾸준한 자본적립이 모이게 되면 여기에 시간이 붙을수록 자산의 크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본다.


 누구나가 자신이 전문적이고 관심있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 분야에서는 여의도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들 보다도, 당신이 그 분야에서만큼은 더 전문가이고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성공 투자자인 셈이다.